안녕하세요.
2년 전 파충류에 입문한 청년입니다.
글을 쓰기 전 제가 겪었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약 2년 전 친구를 따라 파충류 샵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충동적으로 레게와 크레를 각각 한 마리씩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그 날이 제가 파충류에 빠지게 된 계기이자,
지금까지도 여름을 강박적으로 챙기는 계기가 된 날이었어요.
아이들을 사육장에 넣어두고 적응 기간을 가지라는 사장님 말씀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사육장을 세팅하고 아이들을 넣어두었어요.
혹시나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천으로 덮어두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레게는 조용한데
크레는 뛰어다니는지 타닥거리는 소리가 하루종일 들리더라구요.
뭔가 이상함을 느끼긴 했지만
아직 적응기간이라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사육장에 넣어둔 밀웜을 교체해주려고 천을 걷었어요.
그러자마자 크레가 사육장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데
누가봐도 상태가 안좋은게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아보였어요.
너무 당혹스러운 나머지 샵 사장님께 전화를 드려보니
열사병에 걸린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7월 중순, 폭염이 기승인데 천까지 덮어두었으니 당연하다고 하시며,
이 날씨에 에어컨도 안 틀어줬냐고 혼도 많이 났습니다.
레게와 크레는 같은 게코과지만 적정 온도가 달라서,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 사는 레게는 버텼지만 크레는 못 버틴 것 같다고.
폐사한 아이를 다시 데려오면 교환해주겠다는 말씀도 있었지만
내 안일한 행동으로 당장 아침까지 멀쩡하던 아이가 죽어가는걸 보니
도저히 새로운 아이를 받고 싶지 않았고,
이 아이를 살리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어요.
사장님께서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는 22도 정도로 온도를 맞추고
물을 급여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미 한번 경련을 한 개체는 살기가 힘들다는 말씀도 하셨지만
최대한 노력한 결과 아이는 다행히 살아줬어요.
이제 2살이 넘은 아이는 가끔 균형을 잡지 못하는 것을 제외하면,
매우 건강하게 커주었습니다.
요즘은 망고 바나나 슈푸에 빠져서 밥 먹는 시간만 기다려요 ㅎㅎ
이런 제가 크레와 여름을 보내는 방법은
1. 크레 방 온도를 항상 24도로 맞춰둡니다. (에어컨)
2. 쿨매트를 깔아줍니다. (온도 조절)
3. 분무질을 조금 더 많이합니다. (수분 보충, 온도 조절)
4. 아크릴 사육장을 유리장으로 교체해줍니다. (온도 조절)
5. 환기를 자주 시켜줍니다. (습도 조절)
6. 혹시 모를 온도 변화를 대비해 외출을 자제합니다.
정도입니다.
이벤트에 참여한 이유는, 이벤트 사진에 나온 아가들이 너무 예뻐서
매실이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이벤트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